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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장소의 인연은 때로 아주 작은 계기에서 시작된다. 학창 시절, 멀리 떨어진 사람들과도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매력적으로 느껴져 자연스레 이동통신을 전공했다. 사회에 나와 맡았던 첫 프로젝트가 유럽 관련 업무였고, 그때의 만남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긴 인연의 출발점이 되었다.

이후 가족과 함께 독일로 삶의 터전을 옮긴 지도 어느덧 이십여 년. 한국에서의 치열한 일상과 달리, 이곳에서는 일에 모든 시간을 쏟아붓지 않아도 되는 여유가 생겼다. 궁금한 것들이 많은 우리 가족은 자연스럽게 유럽 곳곳을 여행하며 새로운 세계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여행을 하면 할수록 흩어져 있던 지식의 조각들이 하나둘 맞춰지고, 풍경과 역사 속에서 느끼는 감정들이 깊어졌다.

그래서 해마다 몇 차례 여행을 계획하고, 가능하다면 마음이 맞는 동행들과 함께 길을 나선다. 유럽 여행의 매력은 분명하다. 웅대한 자연과 오래된 역사가 겹겹이 쌓여 흐르고, 그 속에서 나는 늘 숙연해지고 겸손해진다. 수많은 전쟁과 재해를 견디며 지켜낸 문화와 예술을 마주할 때면, 이 땅을 살아낸 사람들의 숨결이 가까이 느껴진다. 그들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나 또한 긴 시대 속 한 점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자연스레 기록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내가 바라본 유럽, 여행을 통해 느낀 생각과 감정, 그리고 이해하게 된 역사와 풍경을 글과 사진으로 담고 싶었다. 이 블로그는 그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누군가에게는 여행을 준비하는 작은 영감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유럽이라는 오래된 대륙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가끔 스스로에게 묻곤 한다. 유럽을 다 돌아본 뒤에는, 나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